장병규 (1973.4.25~) 배틀 그라운드의 신화 크래프톤의 장
장병규의 하루 루틴과 돈에 대한 철학
장병규는 단순한 기업가가 아니라, 한국의 게임 산업과 기술 창업 생태계에 중요한 물결을 일으킨 혁신가이다. KAIST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 후반 넥슨에서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참여하며 게임 개발자로서 첫 발을 내디뎠고, 곧바로 본인의 회사를 창업해 벤처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을 설립하였고,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세계 게임 산업에 한국의 저력을 알렸다.
그의 하루는 철저히 시간 단위로 나뉜 루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침에는 간단한 체조와 뉴스 요약 읽기로 하루를 시작하며, 업무 전에는 기술·시장 동향을 체크하는 시간을 가진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며, '집중할 땐 극도로 집중하고, 쉴 땐 확실히 쉰다'는 철학이 뚜렷하다.
돈에 대해서 그는 “좋은 사람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도구”라고 말한다.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더 나은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가치를 둔다. 그래서 크래프톤의 상장이나 투자 유치 전략도 단기 이익보다는 중장기 철학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좋아하는 음식과 식사방식: 자유와 소통의 도구
장병규 회장은 특정 음식에 편식하지 않으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걸 좋아한다. 그는 세계 각국을 출장으로 오가며 현지 음식을 즐기는 걸 중요한 일과 중 하나로 삼는다. 하지만 가장 선호하는 건 간단한 한식이나 도시락류로, 그는 식사에 시간을 쏟기보다는 빠르게 먹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식사는 회의의 연장선이라고 그는 말한다. 직원들과 함께하는 점심 자리에서는 공식적인 대화보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취미 이야기를 주제로 소통하며, 이런 순간에 아이디어의 씨앗이 피어난다고 여긴다. 음식 그 자체보다는 ‘같이 먹는 사람’에 가치를 두는 식사 철학은 장 회장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엿보게 한다.
그는 음식의 감각을 예술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기능적으로 해석하는 편이며, “뇌를 잘 쓰기 위해선 위장이 편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식사 방식은 창업가로서의 그를 상징하는 작은 습관이기도 하다.
사랑과 인간관계 철학
장병규는 가족과의 관계를 철저히 사적인 영역으로 구분하지만, 그 안에서 큰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특히 두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사업이나 정책 제안에 녹이기도 한다. 그는 아이들을 통해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를 배운다고 말한다.
동료나 파트너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는 수직적 위계보다는 자율적 책임을 강조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깊이 관여해 온 그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험하라”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철학은 크래프톤이라는 거대한 조직 안에서도 '독립된 팀' 중심의 자율경영 체계로 이어졌다.
그는 사람을 평가할 때 학력이나 경력보다 ‘몰입의 깊이’와 ‘반복의 의지’를 본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 역시 관계 안에서 계속 성장하고 배워야 한다는 겸손한 태도를 견지한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
장병규 회장의 삶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사람’의 여정이다. 그는 이미 만들어진 틀 안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롭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기술, 사람, 사업, 국가 정책까지 그의 관심은 넓지만,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크래프톤이라는 성공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실패와 도전, 그리고 이를 반복할 수 있는 용기는 장병규라는 사람의 본질을 보여준다. 그는 우리에게 “모든 성공은 질문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도 불안한 미래 앞에 선 우리에게, 장병규의 철학은 조용히 귓가에 속삭인다. “질문하라, 그리고 멈추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