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의 아름다운 습관과 자유로운 철학 (1994.3.29~2019.10.14)
대한민국 걸그룹 fx의 멤버 이자 연기자
최진리, 예명 설리. 1994년 3월 29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고, 열한 살엔 어린 나이에 서울로 상
경했다. ‘진리(眞理)’라는 이름처럼 그녀는 늘 진실하고 솔직하고 싶어 했다. f(x)로 데뷔한 이후, 밝은 외모와 자유로운 이미지로 사랑받았지만, 그 뒤엔 언제나 세상의 시선을 혼자 견뎌야 했던 외로움이 숨어 있었다.
설리는 정해진 루틴보다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해가 좋은 날이면 혼자 산책을 나갔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해요”라고 말하던 그녀는,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매일을 온전히 살아내려 애썼다.
명예나 돈보다는 자신다움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광고보다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작업을 선택했고, 화려한 무대보다 조용한 인터뷰 속에서 진짜 자신을 꺼냈다. 설리에게 삶은 무대가 아닌 ‘표현’이었고, 존재는 연기보다 더 깊은 것이었다.
좋아하는 음식과 식사 방식
설리는 음식과 감정을 자주 연결하던 사람이었다. 김치찌개, 잡채, 미역국 같은 집밥을 좋아했고, 직접 요리하는 걸 즐겼다. 요리를 하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누군가를 위해 차려준 식탁에서 가장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친구들과 나누는 식사는 그녀에게 치유의 시간이었다. 때로는 혼자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와인을 한 잔 마시며 조용히 음악을 들었다. 그녀에게 식사는 ‘나를 돌보는 시간’이었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사랑과 인간관계의 철학
설리는 사랑에 솔직한 사람이었다. 사랑을 숨기기보다 드러냈고, 감정을 가감 없이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서 때로는 상처도 받았지만,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진심을 주는 게, 살아 있는 증거예요.” 그녀는 그렇게 사랑했고, 그렇게 관계를 맺었다.
그녀는 세상과 싸우면서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다. 대신 더 많이 사랑하려 했고, 더 진실하려 했다. 팬들에게도 늘 말하곤 했다. “당신들이 내 편인 게 너무 고마워요.” 그 말에는 누군가에게 온전히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있었다. 현대인이 배울 수 있는 교훈
설리의 삶은 너무 일찍 끝났지만, 그녀가 남긴 메시지는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용기, 다수에 휘둘리지 않고 나다움을 지켜내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따뜻한 시선’이다.
우리는 그녀에게서 배운다. 자유는 결국 책임을 수반한다는 것, 솔직함은 때로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라는 것, 그리고 사랑은 말보다 ‘존중’이라는 것을. 설리는 사라졌지만, 그녀가 남긴 흔적은 영원히 우리 기억 속에서 빛날 것이다.